유럽여행1

10월1일 니스, 에즈(Eze), 모나코(Monaco), 니스(42)

mephistopeles 2008. 1. 7. 13:33

날씨는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좋습니다. 더운 날은 아닌데 햇살이 어찌나 따가운지 얼굴이 따끔거릴 지경입니다.

8월에 여행을 시작했는데 벌써 10월의 첫날입니다.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비일상적이어서인지 시간의 속도도 비일상적으로 빠르게 흘러갑니다.

8시 30분경에 일어나 로비에 내려가 아침식사 가격을 물어봤더니 25유로랍니다. 흐미~~~.프랑스의 호텔은 거의 대개 아침식사 비용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먹은 거에 비해 다들 너무 비쌉니다. 결국 호텔 밖으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서 10유로짜리 아침식사를 합니다. 빵, 오믈렛, 쥬스, 커피가 제공되어집니다. 맛은 그저 그래도 먹을 만은 합니다. 오믈렛은 정말 간만에 다시 먹어본는군요.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10시 30분경 호텔을 나와 에즈(Eze)란 곳의 독수리 둥지 마을을 향해 출발합니다.

니스는 교통편이 괜찮은 편이어서 니스의 버스 터미널로 가면 근처의 웬만한 곳으로 가는 버스는 다 있습니다. 버스 터미널까지 한참을 걸어서 갔더니 에즈행 버스는 11시 30분에 출발한답니다. 약 30분간 기다리다 20번 플랫폼에서 82번 버스를 탑니다.코트다쥐르를 감상하기 위해 운전석 반대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햇살땜에 좀 고생스럽습니다. 코트 다쥐르(Corte Dazur)는 프랑스 남부의 해안선을 일컫는 말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기에 예전부터 한번 둘러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30분정도 걸려 에즈에 도착합니다. 오는 길의 해안풍경도 아름답습니다. 에즈의 독수리 둥지 마을은 옛날 사라센들의 침입으로부터 피하기위해 산꼭대기에 지어진 마을의 이름입니다. 이 곳에서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약 한시간 정도 걸려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꽤 흥미로운 구조입니다.

12시 50분 버스로 이번에는 모나코로 향합니다. 해안을 따라 가는 길인데 웬만한 부자집은 다 이곳에 모여 있는 듯 합니다. 길쪽에서 보면 나즈막한 집인데 해변쪽에서 바라보면 어마어마한 저택들입니다.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이래서 다들 돈을 벌기위해 열심히 일하나봅니다. 모나코의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좀 당황스럽습니다. 모나코에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서 어디로 가서 뭘 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래도 점심은 먹어야겠기에 카페에서 바나나 크레페와 우유, 카푸치노를 먹었습니다. 사라는 웬지 기분이 별로인지 조금 지쳐보입니다. 그냥 내 생각에.....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Grand Casino와 그 앞의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카지노 앞에는 페라리, 벤틀리, 롤스로이스들이 서있습니다. 음...난 버스 타고 다니는데....쩝. 카지노 앞은 가드들이 지키고 있어서 못들어가는 줄 알고 그냥 밖에서 보고 해안 전망을 봤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해안쪽으로 내려가 F-1경기 코스를 따라 산책도 해봅니다. 다시 엘리베이터 나고 올라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카지노 한번 들어가보자고 용기내어 들어 갔더니 가드가 불러 세웁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카메라를 맡기고 구경하랍니다. 휴. 아이스크림을 먹고 니스로 돌아오는 100번 버스에 올라탑니다. 웬지모를 씁쓸함이 가슴 한 켠에 올라옵니다. 아마도 상대적으로 스스로 가난하게 느껴진 때문일까요....버스 정류장에서 호텔까지 오는 먼 길을 걸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어제 처음 니스에 와서 호텔에 들어오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할 땐 기분이 좋았었는데..... 행복이란거 참 상대적인 느낌인가 봅니다.풋.

6시 30분에 Ven Dome이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홍합과 맥주, 사라는 야채수프와 라자냐를 먹었습니다. 서빙하는 여자는 무지 무섭습니다. 덩치도 크고...

옛날 사라가 혼자 왔을때 빵을 사곤 했다는 곳에서 빵을 사고 물과 사과를 샀습니다. 혼자 여행하고 있는 한국여자 아이도 만났습니다. 생글생글 잘도 웃습니다 베니스에서 지금 막 도착했다고 합니다.

저녁식사후 사라는 방으로 나는 해변으로 산책을 갑니다. 해변에서 빛과 어둠이라는 느낌의 광경을 봅니다.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한 거리 바로 앞의 해변에는 어두운 한 구석에 이제 막 천막을 치고 밥을 먹으려는 홈리스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오늘 내가 본 건 무엇일까요? 화려한 니스와 모나코의 부자들의 삶과 그 화려한 불빛이 닿지않는 곳에 웅크린 홈리스들의 삶. 그 중간에 어중간함을 느끼게 만드는 나의 삶...

 에즈(Eze)

 

 

 

 독수리 둥지 마을

 

 

 

 

 

 

 

 

 

 

 

 

 

 

 

 

 

 모나코

 그랑드 카지노

 

 

 

 

 F-1 경주 코스

 

 

 다시 니스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식사

 

 어두워진뒤 해변 한쪽구석에 자리잡은 홈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