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1

10월10일 그라나다(Granada) 알함브라궁으로(51)

mephistopeles 2008. 1. 9. 17:50

날씨는 역시 화창합니다.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프라이드에그와 토스트, 과일.

9시경 첵아웃하고는 택시를 이용해 버스터미널로 가서 10시 표를 끊어 플랫폼에서 줄서서 기다립니다. 다른 곳과 달리 그라나다는 알함브라에 가는 여행객들로 인해 플랫폼이 번잡합니다. 근데 스페인사람들은 줄서는 것에 별로 개념이 없나봅니다. 좀 지나보니 줄이 엉망진창입니다. 아수라장 그 자체. 10시 출발하는 버스는 10시 15분에야 플랫폼에 들어오고 플랫폼은 줄과 상관없이 먼저 타려는 사람들로 난리입니다.사라가 먼저 타서 자리잡고 난 캐리어를 짐칸에 넣고 타려는데 웬 거친 심통 할망구가 나보고 뭐라 합니다. 물론 스페인어이니 못 알아 들었지만 대강 왜 자기보다 먼저 타느냐는 것 같습니다. 난 영어로 할망구가 엉뚱한 줄에 서있었고 난 훨씬 전부터 줄에 있었노라고 쏘아붙이고 올라탑니다. 할망구가 알아들었을리 없겠지만 기는 좀 죽어보입니다. 남부 유럽을 돌아다닐때는 한국에서처럼 목소리가 좀 커야합니다. 안 그러면 만만하게 보고 지들 편한대로 할려고 합니다. 쓰.....버스안도 플랫폼에서의 난장판이 이어집니다. 그라나다까지 가는 1시간 40분 동안 주구장창 떠들고 노래하는 아줌마도 있습니다. 여럿이 탄 버스 안에서 왠 노래, 미친 거 아냐? 정열도 정열 나름이지 기본적인 에티켓에대한 마인드가 전혀 없습니다. 스페인에 오시는 분들은 미리 포기하고 오시는게 맘 편할 듯 합니다. 12시경에 그라나다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갔습니다.

Hotel Room mate Migueletes라는 호텔입니다. 전형적인 그라나다지방 집을 개조한 호텔로 관광지 한복판에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고 나름 그라나다의 정취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근데 이 호텔의 객실 열쇠는 엄청 커서 거의 무기 수준입니다.

1시에 나와 식사를 하려했더니 아직 식당들 열지도 않았습니다. 겨우 문 연 Bar를 찾아서 새우와 조개로 만든 매운 면요리를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맛은 형편없었습니다. 그 동안 스페인에서 먹은 음식은 다 나름 괜찮았는데 아마 식당 선택이 나빴나봅니다. 하긴 선택의 여지도 없이 이 시간에 문 연 곳이 여기 뿐이었으니.... 사라는 오징어순대를 먹었는데 이 것 역시......

호텔로 돌아와 휴식후에 알함브라궁전으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한참을 올라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함브라야 말로 우리가 그라나다에 온 이유입니다. 매표소로 가서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티켓을 받았습니다.

한가지 중요한건 미리 티켓을 예약해두지 않으면 당일 가서 표를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니 주의하세요. 요즘은 시즌이 아닌데도 매표소에 알함브라 궁전 티켓은 매진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게다가 궁전은 티켓에 입장 가능 시간이 적혀있습니다. 그 시간에만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딴 짓하다 그 시간을 놓치면 티켓이 있어도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알 카자바(Al Cazaba)와 정원, 카를 5세 궁을 먼저 둘러보고 5시에 알함브라궁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기대를 많이 한 곳은 막상 직접 가보면 실망하게됩니다. 물론 아름답고 정교하고 훌륭한 조형미를 갖춘 건축물이지만 보는 순간의 아! 하는 감동은 없었습니다. 얼마전 포르투갈의 신트라에 있는 페나성이 개인적으로 더 재미있었던 듯 합니다. 사라 역시 페나성을 더 예쁘다고 합니다. 그 곳은 방방마다 특징이 뚜렷하여 둘러보기에 재미있었는데....

사라는 이미 많이 지쳐보입니다. 관광을 일찍 끝내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기위해 택시 정류장에 서 있는데 웬 독일인 한명이 애처로운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사라가 말을 건네니 기다렸다는 듯이 신세한탄을 합니다. 자기도 알함브라를 보기위해 왔는데 늦게 올라오는 바람에 자기가 예약해둔 시간을 놓쳐 궁안에 못들어가봤다는 것입니다. 그러곤 사라가 가진 티켓을 주면 아직 시간이 많이 늦지 않았으니 한 번 들어가 볼 수 있지 않겠냐며 부탁합니다. 사라는 항상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냉큼 티켓을 주며 행운을 빌어줍니다. 그 독일인이 날 듯 한 걸음으로 궁으로 뛰어간 건 두 말 할 필요 없구요.....택시타고 호텔로 와서 호텔앞의 60년 되었다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라는 방에서 쉬고 난 오랜만에 E-mail을 확인했습니다. 이 무렵, 우리가 사는 제주에 폭풍때문에 피해가 많았다는 소식을 외신에서 봤는데 우리집은 괜찮을까 걱정도 됩니다. 메일에는 우리가 항공권을 예매할때 도와준 제주 대한항공의 고 양열씨의 메일이 몇 통이나 와있습니다. 우리가 잘 다니고 있는지걱정해주시는 내용의 메일과, 우리가 앞으로 탈 항공 스케줄 중에 꼬인 것이 있다는 소식, 그리고 나중에 온 것은 모든 문제 해결되었으니 안심하라는 소식등등..... 아! 감동, 고맙습니다.

목욕하고 빨래하고 휴식후 8시에 저녁식사를 위해 외출했습니다. 호텔에서 강력하게 추천해준 Cunini라는 레스토랑에서 가재와 수프와 새우를 먹었습니다. 훌륭한 맛을 보여준 식당입니다. 대만족.

 호텔로 들어가는 골목길

 

 

 호텔 리셉션

 

 

 

 

 알함브라궁으로 가는 길

 

 헤네랄리페정원

 

 

 

 

 

 

 

 

 카를 5세 궁전

 

 알카자바

 

 

 

 

 Cunini에서의 저녁

 그라나다의 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