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4일 시실리(Sicily)의 카타니아(Catania) (65)
아침은 비, 그리고 해. 오후는 구름.
오늘은 시실리의 카타니아로 가는 날입니다.
8시에 잠에서 깨어 침대위에서 뒤척이다가 9시에 사라가 잠에서 깨자 아침식사를 위해 호텔식당으로 내려갔습니다. 아침식사후 사라는 호텔 매니져에게 할 말이 있다며 나보고 먼저 방으로 올라가라고 합니다. 거의 30분을 뭔가 이야기하고 방으로 돌아오는 사라의 모습이 의기양양합니다. 원래 이 호텔의 첵아웃 시간은 11시까지인데 우리의 시실리 카타니아행 비행 스케쥴은 3시 50분, 그래서 사라 호텔 매니져에게 부탁해서 무료로 첵아웃 시간을 1시로 연장했다는 것입니다. 안그래도 나폴리 시내를 비행기 시간까지 돌아다닐 생각에 걱정이었는데, 사라 덕에 호텔방에서 1시까지 누워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시에 짐을 챙겨 첵아웃하며 매니져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짐을 맡겨둔채 밖으로 나가 어제의 그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사라는 어제의 샤프란 리조또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리조또를 주문해 먹고 난 스파게티를 먹었습니다. 나폴리의 물가는 감동적일 정도로 쌉니다, 하하. 식사후 짐을 찾아 역앞의 맥도날드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갔습니다. 다시 찾은 나폴리 공항은 여전히 혼돈 그 자체입니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데에만 40분이 걸립니다.
3시 50분 Air one항공(Lufthansa계열사라고 합니다)을 타고 45분 정도 걸려 드디어 시실리에 도착합니다.
시실리의 첫 방문지는 카타니아(Catania)입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우리가 묵을 호텔 Hotel Una Palace로 갔습니다. 시내 쇼핑가 한복판에 있는 호텔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택시요금이 41유로가 나옵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요금이.....쓰. 택시기사들의 요금 장난이 또 시작됩니다. 사라, 보통때는 바가지인줄 알면서도 조금은 참는게 낫다며 그냥 지불하던 사라가 불같이 화를 냅니다. 큰소리로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운전수에게 영수증을 달라고 하며 나보고 택시 번호판 사진을 찍어두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기사를 노려보며 넌 너무 심했다,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조심하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습니다. 두달이 넘는 여행동안 사라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봅니다. 아니 요 몇년동안 사라가 이렇게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도 덩달아 얼어서 사라가 시키는데로 사진을 찍고 조용히 한 구석에 찌그러집니다. 으, 무셔....
호텔로 들어간 사라, 아직도 화가 안풀린 얼굴로 리셉셔니스트에게 공항에서 호텔까지의 택시요금을 물어봅니다. 호텔 직원의 대답은 많이 나와도 20유로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라가 그 택시 기사를 고발하겠다고 어디다 연락하면 되냐니깐 이 리셉셔니스트,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며 맡겨달랍니다. 그래서 받은 영수증과 사진으로 찍은 택시번호를 주고 부탁을 했습니다. 얼굴이 빨개진채 아직도 씩씩거리는 사라를 위해 리셉셔니스트가 화를 풀라며 우리가 예약한 원래의 방을 업그레이드해서 스위트룸을 내줍니다. 방 번호는 324호. 비싼 방들에서 많이 묵어본 경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텔방이 2층으로 되어있는 곳은 처음입니다. 객실 1층은 응접실, 욕실, 바가 있고 2층에는 침실과 욕실이, 1층과 2층 사이의 계단에는 큰 창이 있어 카타니아의 중심가 풍경이 발아래에.....음, 좋습니다. 사라도 방을 둘러보더니 기분이 좀 풀린듯 합니다.
샤워하고 있는데 리셉션에서 전화가 옵니다. 그 택시기사가 와서 돈을 돌려주고 갔다고 돈을 올려 보내겠답니다. 고맙다고 했더니 아니다 자기는 자기 친구에게 전화 한통 한게 다입니다라고 합니다. 이 건 내 생각인데 아마도 그 리셉셔니스트 길에서 힘 좀 쓰는 친구들이 있음에 틀림없을 듯 합니다. 시실리는 워낙 조직들이 설치는 곳이라...... 이름을 물어봤더니 마테오 라고 합니다.
저녁식사를 마테오가 소개해준 Il Sale Art Cafe에서 먹고 마테오에게 감사의 표시로 넥타이를 사서 선물했습니다. 돌려받은 돈보다 더 비싼 타이였지만 사라는 돈의 문제때문에 화난 것이 아니라 사람을 바보 취급하고 속이는 것에 화가 난거라며 돈을 좀 더 쓰는 것은 괜찮다고 합니다. 난 가끔 사라가 남자였으면 멋있는 남자였을거라 상상합니다. 나보다 훨씬 통이 큽니다.
내일일정을 미리 첵크해두고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음~~~숨박꼭질을 해도 될 듯합니다.
샤워하고 휴식.....
우리를 속였다가 사라에게 혼 난 택시
Hotel Una palace의 특실 (324호)의 1층 응접실
2층 침실
카타니아의 밤거리
시실리의 밤하늘에 빛나던 창백한 달빛. 갑자기 집생각이.....
저녁식사를 한 Il Sale Art Ca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