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1

11월2일 이스탄블에서의 마지막 하루(74)

mephistopeles 2008. 1. 17. 02:26

하루종일 흐립니다. 쌀쌀합니다.

8시 기상후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이 호텔의 첵아웃 시간은 10시 30분, 오늘처럼 비행이 늦게 있는 날 하필 그렇게 일찍 첵아웃해야 된다니...쩝. 이 곳의 아침식사는 별로였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후 마지막으로 짐을 챙깁니다. 첵아웃하면서 짐을 호텔에 맡겨놓고 마지막 관광을 합니다. 마지막 날 이렇게 비가 오니 기분이 괜시리 우울해집니다.

우산들고 털레털레 걸어서 유물박물관을 갑니다. 수도 없이 많은 유물들을 한참을 걸려 돌아봅니다. 사라는 유물로서의 관심보다 조각에 더 관심이 많아보입니다. 그러다 결국 다리가 아픈지 의자에 앉아쉬고 나 혼자 열심히 구경합니다. 잠시 쉬고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단체견학을 왔다가 날 보더니 모두 손을 합장한 쿵후영화에 나오는 인사를 합니다. 옆에 있던 아줌마가 웃으며 영화가 애들 다 이상하게 만들어버린다고 합니다. 후후. 박물관을 둘러본 뒤 토카피 궁전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 곳은 비도 비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아 대충 둘러보고 맙니다. 곳곳이 금빛으로 번쩍이는 화려함에 오히려 천박해보이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궁의 뒤쪽에서 바라보는 보스포러스해협이 이 궁전을 비웃고 있지 않을까요?

점심은 Pudding House라는 식당에서 맥주와 케밥을 먹었습니다. 사라는 많이 피곤한지 지쳐보입니다. 그때 마침 우리가 식사하는 식당으로 이태리인 단체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마지막으로 이태리인의 저력을 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인지.....식당 안은 순식간에 혼돈의 세상으로 바뀝니다. 웨이터들이 진땀을 삐질.

식사후 그랜드 바자(Grand Bazzar)를 찾아 갔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시장은 처음입니다.                      지친 몸도 쉬고 커피도 마실 겸 카페에 가서 사라와 여행의 지난 이야기를 합니다.

4시 30분쯤 호텔로 돌아가 짐을 찾고 택시를 불러달래서 타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택시를 4시 50분에 탔는데 보통 20분 걸리는 공항에 1시간 20분 걸려 6시10분에 도착합니다. 오늘이 금요일 밤이어서인지 이스탄블의 트래픽은 끔찍합니다. 만약 우리가 일찍 오지 않았더라면 비행기를 놓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행  KAL에 첵인을 하고는 비즈니스 라운지로 가서 맥주와 간단한 간식으로 고픈 배를 달랩니다. 마침내 비행기에 탑승. 이 걸로 75일간의 여행의 마지막 비행을 시작합니다. 끝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