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간사이여행-2.코베, 아리마.(2011.10.20.)

mephistopeles 2011. 11. 1. 23:26

오늘은 나의 생일입니다.

이젠 생일을 맞이한다는 것이 더 이상 기쁜 일만은 아닌 나이가 되었습니다.

(웃음)

어릴적부터 늘 갖고 있던 생각중 하나는 아직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나이일때 이 곳을 떠나야겠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나이를 먹어 내 몸이 내 생각과 달라지기 전에 나 스스로 끝을 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 뿐입니다. 나에겐 어리석은 믿음을 강요하는 종교도, 내가 책임을 져줘야하는 분신도 없기에 아직은 가능한 일이라 여겨집니다만..... 애초의 내 생각보다는 더 오래 살아가고 있는 지금은 어찌 보면 나의 삶에 주어진 덤이라 할 수 있겠지요.

(웃음)

생일을 위해 사라가 준비한 것은 기타노 호텔에서의 점심식사와 아리마 온천입니다.

묵고 있는 호텔에 첵아웃을 하고는 슬렁슬렁 산책삼아 코베의 옛 건축물들을 둘러봅니다.

산책하다가 발견한 Kitano Meister Garden이라는 곳에 들어가 이런저런 가게를 둘러봅니다.

 

 

제법 장인의 느낌이 살아있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일본에대해 내게 약간의 부러움이 있다면 그들의 장인정신과 이를 평가하고 구입해줄 줄 아는 이들이 있다는 것 입니다.

 

코베의 거리를 산책하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리 길진 않더라도 옛날을 느낄 수 있는 건물들과 예쁜 집들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도착한 기타노 호텔입니다.

 

이 호텔은 예전 마치다 시노부 라는 일본의 서민문화 연구가라는 이가 하던 방송에서 보고 한번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 호텔입니다. 예전 건물을 호텔로 개조하여 운영하고 있는 꽤 이름있는 호텔입니다.

또한 이 호텔에서 운영하는 빵집도 바로 맞은 편에 있습니다.

워낙 빵을 좋아하는 사라는 이 빵집의 빵들을 좋아라합니다. (웃음)

 

그런데! ! !

이번 간사이 여행중 가게 될 모든 식당을 미리 한국에서 전화로 예약해둔 사라가

이 호텔은 예약하지 않아도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북킹을 안했는데 오늘 막상 호텔의 이그렉레스토랑은

만.석.......

휴~~~

종업원이 미안해하며 한시간쯤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잠시 고민하다 포기하고 역시 같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이그렉 베가"라는 시내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향합니다. 기다리기엔 배가 너무 고픈 여행자입니다. ^^

이그렉베가는 코베의 상업중심지인 모토마치입구의 건물에 있습니다.

 

 

 

이그렉 베가의 요리들을 사라는 좋아했습니다.

워낙 프렌치요리를 좋아하는 사라입니다. 입으로 먹는 맛 이외에도 눈으로 먹는 맛을 즐기는 사라.

그러기에 프렌치요리도, 일본요리도 좋아하는 사라입니다.

나? 후후.

예전의 나라면 보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겠습니다만 지금의 난 맛 그 자체에 더 치중하는 편입니다.

이그렉 베가의 요리는 사라에게서 합격점을 받았습니다. 창의적인 모던한 요리들입니다.

 

식사후 아리마에 가기 까지 시간이 남은 이유로 모토마치와 코베의 산책은 계속됩니다.

 

 

 

산책후 어제 내린 산노미야근처의 버스터미널에서 아리마행 2시35분 버스표를 삽니다.

버스승강장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일본 아줌마들이 우리가 가진 표를 보더니 이 정류장은 모든 스톱에서 다 서는 버스라며 우리를 다른 승강장까지 안내해 줍니다. 감사.

버스를 타고 45분가량 걸려 도착한 아리마 온천. 시골내음 물씬 풍기는 소박한 곳입니다.

이런 시골의 소박함을 좋아하는 난 이미 조금 니아를 들었나 봅니다......

 

 

 

위의 사진은 아리마 역입니다. 이 역에서 오늘 묵기로 한 료칸에 전화를 합니다.

료칸에서 마중나온 차를 타고 도착한 료칸은 마루야마 다케토리 테이.

 

 

예전 큐슈여행때 쿠로가와의 '야마 미즈 키'라는 료칸때문에 눈이 높아져 버린 사라와 나에게 이 곳은 너무나 소박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간만의 온천욕은 너무 좋았습니다. 이곳의 노천탕은 프론트에 시간을 미리 예약해두면 둘만이 쓸 쑤 있는 가족탕이 있습니다. 정성스런 저녁식사후 사라와 함께 노천탕에서 밤하늘을 보며 하는 온천..... 멋진 생일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