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phistopeles 2014. 3. 24. 22:25

타국에 입국시 imigration contol 시에 제출하는 서류에 `여행의 목적은?`

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사업, 방문, 관광.......등등의 항목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나의 경우 여행의 목적은 무엇일까?

관광?

그렇다면 무엇을 본다는 것일까요?

유명한 관광지의 중요 spot? 뭐 꼭 가봐야 할 곳 100 같은.....

나도 사라도 이런 유명 관광지에대한 흥미는 별로 없습니다.

그럼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언어의 장벽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에대한 낯가림이 심한 나와 사라로서는

이 것도 하나의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그럼 새로운 문화와의 조우?

세상아래 별 새로운 것이 없다는 나의 신조와 함께 대부분의 문화라는 것이

종교와 밀접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들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결국

나에게 여행의 목적이란,

지금 내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맘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이유로 살던 곳을 떠나 제주에서 살아 왔고,

역시 제주에서의 5년의 삶이 너무 일상적이라 여겨지는 순간,

제주를 떠나 부산, 해운대로 옮겨 왔고,

이미 싫증이 나기 시작한 부산에,

떠날 곳을 찾다가 한국내에서 못 찾고 좀 더 멀리를 보게 된 것 아닐까 합니다.

너무나 싫증을 잘 내는 내 성격의 문제일거야.....

하지만

사라의 경우는 또 조금 다릅니다.

그녀는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 아님에도 1년에 한두번쯤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안달을 냅니다.

그녀 핏속의 집시적 성향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동남아 여행은 사라와 나의 이런 마음과,

자주 보던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라오스의 숲을 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숲속, 나무위에서의 하룻밤을 꿈꾸며 사라는 라오스 여행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그런 사라에게 이왕이면 그간 못가본 동남아를 다 둘러 보는 게 어떨까 하고 바람을

넣은 나로 인해 일정은 점점 늘어나 한달을 넘게 되었습니다.

 

이번 동남아 여행의 콘셉은 배낭여행.

젊은 아이들처럼 진짜 배낭여행을 하기엔 가리는 것도, 따지는 것도, 안되는 것도,

못하는 것도 많은 우리로서는

진지한 베낭여행이라기보다는 배낭여행을 흉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배낭을 사고 남들 배낭여행시 챙기는 준비물을 챙겨봅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사라와 난 항상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중에 죽을 수도 있다고.......

(웃음)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여행은 특히 비행이 많습니다.

단 30여일의 여행기간동안 22화의 비행을 하는데 그 대부분이 불안불안한 동남아의

낙후된 비행기를 이용하게 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사라도 나도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 될지라도 웃으며 그 마지막을 맞을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웃음)

이렇게 여행기를 쓰고 있다는 건 불행히도(?) 살아서 돌아 왔다는 것이겠지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