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토요일, 바르셀로나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웃음)
역시나 맑은 햇살이 내리 쬐는 바르셀로나의 날씨입니다.
아침은 미리 사다 놓은 빵과 우유, 커피.
샤워를 마치고 아파트사무실을 찾아 어제 해결하지 못한 일을 해결하려 합니다.
한국에 전화했으나 역시 불통.
그래서 차선 책으로 스페인의 렌트카회사에 전화를 합니다.
렌탈화사의 직원의 미숙한 영어에 사무실 직원이 대신 스페인어로 통화, 무사히 명의를 바꿉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느긴 것이 스페인 사람들, 일처리는 엉망입니다만, 사람 자체는 친절함이 기본적으로 몸에 배여있습니다.
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 오늘부터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하기로 합니다.
오늘의 일정은 바르셀로나 시내를 둘러 보는 것과 예약해둔 식당들을 가서 식사를 즐기는 것이 다이긴 합니다만....
사라는 예전에 혼자 바르셀로나를 온 적이 있습니다만, 난 스페인의 여러 곳을 다니기는 했어도 바르셀로나는 처음 입니다.
사라가 보여 주고 싶은 바르셀로나의 모습 중 첫번째는 구엘공원입니다. 방문자가 많아진 이유로 미리 인터넷에서 표를 예매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파트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구엘공원으로 가달라고 부탁합니다.
역시난 오지랍 넓은 스페인 운전기사는 약간 길을 돌아가며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여주며 자랑스러워 합니다.
사실 난 가우디의 난해한 건축물에 큰 감동은 느기지 못합니다.
그의 건축물을 좋아하는 마음도 싫어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건축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건축에는 나의 마음을 건드리는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의 기발함이나 그로테스크하기까지한 천재성은 느낄 수 있습니다.
구엘공원을 산책후 다시 택시를 타고 사그라다 가족성당을 향합니다.
피의 가족성당을 보고 느낀 점이 슬픔이라면 많이 이상한가요?
이 성당은 차라리 미완성인채로 두었더라면 더 멋들어진 시대의 이정표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알지는 못해도 가우디 역시 지금의 성당을 보았다면 차라리 미완성인 채로 두기를 바라지 않았을까요?
후세 건축가들의 설계는 원래 건축물이 가지고 있던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다 망쳐버린 느낌입니다.
아파트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택시를 타고 찾은 식당은 바르셀로나의 분자요리를 유명하게 한 식당, Disfurtar입니다. 역시 미슐랭 스타를 자랑하는 식당입니다.
코스에 걸린 시간은 두시간 남짓.
어제의 이솝에 이어 두번째로 마음에 든 식당입니다.
분자요리에 대한 기대치가 없었는데 그 참신함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매력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식사후 근처의 시장을 둘러보고 사라가 좋아하는 복숭아를 사서 택시를 이용해 아파트로 돌아 옵니다.
스페인의 물가는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높지 않기에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기도 하고
큰 부담이 됮도 않습니다.
아파트에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에 예약해둔 공연을 위해 아파트를 나섭니다.
광장에서 벌어진 축제를 구경하다가 공연장인 Palaceu de Musica에서 가까운 식당에서 간단하게
새우와 빠에야, 맥주로 저녁식사를 합니다.
예약해둔 공연은 9시 부터 시작인데 피아졸라의 탱고와 4계를 번갈아 연주하는 현악공연이었습니다.
큰 기대없이 지루할 것을 각오했었는데 아니 웬걸! 너무나 멋지고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두시간여의 공연이 순식간에 끝나버린 느낌입니다.
좀더 바르셀로나에 있을 수 있다면 오페라 플라멩고와 기타공연도 볼 수 있었을텐데......
돌아오는 길, 카푸치노를 한잔하며 여흥을 즐깁니다.
긴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