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시 식사 예약을 제외하고 아무 일정이 없는 날 입니다.
예약된 식당들 마저 호텔에서 걸어서 2, 3분거리라 오며 가며 관광할 것 조차 없습니다. 방에서 빈둥거리다 심심하면 시내 샵들을 둘러보고 호텔 루프 탑에서 경치를 감상합니다.

점심은 이틀 전 갔던 gure 입니다. 그때 사라가 맛있게 먹고는 다른 레스토랑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을 잡은 곳 입니다.
어제 아르삭에서 먹었던 monkfish와 hake를 주문합니다. 사라는 엔쵸비구이를 원했지만 지난 밤 다 사라지고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근데 아르삭에서보다 이 곳의 monkfish가 요리의 균형이 더 좋습니다. 아르삭에서의 그 것은 짠 맛과 강한 소스에 아귀 자체의 식감과 풍미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곳의 그 것은 절묘하게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라가 먹은 생선도 아르삭의 sea bass보다 이 곳의 hake가 맛이 더 좋고 쿠숑도 적정했다고 합니다. 음 지불한 많은 돈이 아까워지는 순간입니다. 심지어 사라는 어제 아르삭의 요리에서 비린 내까지 느꼈다고 합니다. 미슐랭 역시 자본주의의 물결안에서 그 정체성을 망각한 상업주의의 파편일 뿐일까요? 어쨌든 큰 실망입니다.
주인아줌마에게 쉐프 칭찬을 한참을 하고는 해변을 산책합니다.

해변을 산책하고 돌아와 샤워를 하는데 한기가 느껴집니다. 약간의 근육통도 있습니다. 가져온 코로나키트로 검사를 해봅니다. 결과는 음성. 음..... 산세바스티안의 차가운 날씨에 조금 무리한 산책이 원인이 되어 몸살이 났나 봅니다. 목도 약간의 인후통이 있습니다. 챙겨 온 약과 타이레놀을 먹고 오후내내 잠을 잡니다.
몸 약한 나때문에 사라 역시 방에서 나가지 못 하고 간호를 해줍니다. 열이 조금 내려 밖에 나가 저녁식사를 합니다. 음식 잘 하는 가게인데 나의 간호로 메뉴를 미리 첵크 못 해서 메뉴 선정의 미스로 그냥 그런 식사를 하고 맙니다. 미식의 도시 산 세바스티안의 마지막 식사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다니......
가슴이 아픕니다. 식사 후 다시 약을 먹고
잠을 청해 봅니다. 아침엔 멀쩡해 지길.....


'유럽여행3'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5.7.마요르카  (0) 2023.05.08
2023.5.6.마요르카  (1) 2023.05.07
2023.5.4.산 세바스티안  (0) 2023.05.05
2023.5.3.산 세바스티안  (0) 2023.05.03
2023.5.2.스페인 산세바스티안  (1) 2023.05.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