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리더니 비가 오고 춥습니다.

사라는 파리 날씨가 변덕스러운게 마치 자기를 반기지 않는 것 같다며 투덜됩니다. 지난번 파리에 왔다 갔을때는 다시 한번 와보고 싶어하더니 이젠 별로 다시 오고싶지않다고 합니다.

오늘도 호텔에서 지나치게 비싼 아침을 먹고 오전내내 방안에서만 빈둥거립니다. 날씨가 이러니 별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사라는 그 동안의 여독을 풀려는지 또 잠이 듭니다. 12시가 넘어서야 옷을 입고 호텔을 나서려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습니다. 계단을 터벅터벅 걸어내려오는데 괜히 뭐든 대충대충하는 프랑스인들에게 화가 납니다. 이런 망할......

지하철을 타고 몽마르뜨언덕을 향했습니다. 올라가기 전에 Salon De The에서 맥주와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사라는 샌드위치, 난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맛은 좋으나 질긴게 흠입니다. 파리는 고기를 먹을때 겨자소스를 많이 씁니다. 근데 이게 궁합이 괜찮은지 느끼하지않고 소화도 잘됩니다.

푸니쿨라를 타고 몽마르뜨 언덕위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자마자 거리의 화가들이 초상화 그리라며 달려듭니다. 사라는 한국말로 그리라고 하면 그리겠다며 웃으며 지나치는데 한 프랑스인이 또렷한 한국말로 느끼하게 `그림 그려요 아가씨`합니다. 사라, 웃으며 도망갑니다. 후후.

화가들의 그림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내려와서 지하철 타고 호텔로 4시경에 돌아왔습니다. 사라는 또 잠이 듭니다. 많이 피곤한가 봅니다. 잠만 자는 공주......

6시 30분경 저녁식사를 위해 샹젤리제거리로 나갔습니다. 밤인데도 빛의 도시 파리는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좀 실망입니다.

Leon이라는 Mussel(홍합)전문점에서 맥주와 함께 홍합, 새우, 오징어를 먹었습니다. 사라는 홍합과 디저트 크렘브레를 먹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말레이그에서 먹은 최고의 홍합맛에 비할바는 안되지만 그래도 난 역시 맛있게 먹습니다. 여행중의 나는 혐오음식을 제하고는 뭐든 다 잘 먹습니다. 사라가 놀립니다.

메르세데스 매장에 가서 SLR로드스터를 구경하다가 지금 신고 있는 신발밑창이 너무 부드러운 것같아 나이키매장에 가서 신발을 하나 삽니다. 근데 파리의 물가는 너무 비싼 듯 합니다. 샹젤리제거리를 좀 더 걸어볼까 했더니 사라가 춥다며 호텔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지하철을 이용, 호텔까지 돌아와 사라는 쉬고 난 새로 산 신을 길들일 겸 동네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문득 이제 슬슬 담배를 끊어야할까 생각해봅니다. 길에서 왠 놈이 담배를 한가치 달래는데 안주고 그냥 지나쳤는데 그게 맘에 걸려서일까요.....그 놈도 힘들게 말했을텐데 내가 왜 모질게 굴었는지...참. 미안.

이제 나도 씻고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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