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푹 자고 일어나보니 아침 8시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샤워후 사라는 다시 자겠다며 침대에 눕습니다. 훗.산책이라도 하고 오랬더니 앞으로 일정을 위해 다리힘을 아껴둬야 한답니다. 게다가 6시에 잠에서 깼다고 합니다.
오늘의 신주쿠는 흐립니다.
어제 밤 저녁식사를 위해 시주쿠의 밤거리를 다니다가 문득 알아챈 것이 있습니다.
2005년, 13년 전에 도쿄에 왔을 때 그때도 이 테라스 거리를 산책하며 사진을 찍었던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묵고 있는 호텔 Century Southern Tower에서 지금처럼 신주쿠역과 그 앞의 쇼핑몰들, 시계탑의 사진을 찍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테라스거리의 스타벅스에서 카푸치노를 마셨던 것까지......
게다가 그때 바라만 보던 호텔에서 그때 올려다보던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시간이란 참 이상한 집입니다.
만일을 위해 우산을 배낭에 챙겨 넣고 점심식사를 위해 호텔을 나선 건 11시 가까이 되었을 때 입니다.
먼저 신주쿠역에서 Suica카드를 구입합니다. 이 카드로 전철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이용가능하기에 편리합니다. 전철을 타고 향하는 하라주쿠. 간만의 전철은 금방 체력을 소진시켜 버립니다. 에휴......
하라주쿠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아오야마로 갑니다. 다행히 택시 기사분이 우리가 가는 레스토랑을 잘 알고 계셔서 헤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미슐랭 2스타인동시에 5년 연속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100에 뽑히고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L'Effervescence가 오늘을 위해 사라가 선택한 레스토랑 입니다.
꽤 알려진 곳임에도 불구하고 주택가 골목안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 어려운 장소입니다.
맛있는 술과 요리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립니다.
위의 메뉴중 비린 것을 못 먹는 내 개인의 입맛 때문에 세번째 요리인 꽁치는 좀 그랬습니다만, 이 레스토랑에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이 난 순무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순무의 향때문에 순무김치등을 피해왔었는데 4시간동안 요리한 이 곳의 순무는 수분을 가득 담은 채 그 향을 자랑했음에도 별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심한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른 이들에 비해 사라와 난 요리를 비우는 속도가 좀 빠른 편인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이 것 마저 세심하게 관찰하고는 우리의 속도에 요리를 정확히 맞혀 서빙하는 것을 느끼고 조금은 감동했습니다.
식사가 다 끝난 후 일본식 녹차인 말차를 제공하는 퍼포먼스도 제법 재미있었습니다.
식사후 아오야마의 새로운 핫스폿이라는 거리를 산책합니다.
프라다 건물과 이런저런 명품샵들이 즐비한 거리인데... 음 이런 풍경을 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아까 레스토랑이 있던 동네의 이런 절 같은 것이 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전철을 타고 산책을 위해 찾은 곳은 기치조지입니다.
도시를 잘 못 견뎌하는 나를 위해 사라가 찾아 놓은 공원이 역에서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역에서 걸어서 한 5분 거리에 있는 공원으로 예전에 어느 영화에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공원 산책후 동네를 둘러보고 사라가 좋아하는 빵집구경도 해봅니다.
기치조지에 온 김에 하모니카 요코쵸도 둘러보고 싶어서 역까지 돌아와 반대편 시장골목안의 하모니카요코쵸도 구경합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신주쿠로 돌아와 호텔에 도착하니 다리가 꽤 아픕니다.
간만에 이렇게 많이 걸어보는 여행입니다.
욕조에서 다리가 풀릴 때까지 목욕을 하고는 호텔안에서 빈둥거리며 저녁시간을 보냅니다.
7시즈음 저녁식사를 위해 다시 호텔을 나섭니다.
멀리 가기보다는 신주쿠에서 해결하고 싶어 사라에게 말했더니 사라가 제안한 것은 해신 일어로 카이진이라는 라면가게입니다.
신주쿠의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거리를 걸어 신주쿠역 밑의 골목으로 내려가면 있는 라면가게입니다.
해물로 국물을 낸 시오라멘을 먹었습니다.
매일매일 그 날의 신선한 생선만을 이용해 국물맛을 낸다는 가게입니다.
다행히 점원분중에 한극어를 하시는 분이 있어서 알게 된 것은 오늘의 국물은 참돔, 아나고, 부시리로 맛을 낸 국물입니다.
맙소사! 라면도 요리가 될 수 있습니다. 낮에 먹은 프렌치 요리들에 그리 많이 뒤쳐지지 않는 힘이 느껴지는 수프입니다.
식사후에는 신주쿠의 골목을 걷다가 돈키호테라는 잡화점에서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사고 호텔로 돌아갑니다.
호텔이 있는 건물 1층이 떠들썩합니다.
잘 모르는 서양인 밴드의 공연이 건물로비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호른, 플루트, 건반, 퍼쿠션, 드럼, 콘트라베이스가 어우러진 재즈 공연입니다.
사라도 나도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입니다. 연주가 끝날 때까지 음악을 즐기다 호텔방으로 돌아온 우리는 쓰러져 잠이 듭니다.
참 오랜만에 쓰러져 잠이 들어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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