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잇몸이 조금 부어 오르는 것 같아 소염제와 항생제를 먹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붓기가 더 심해져 있습니다. 큐렛 같은 적절한 기구가 없어 사라가 끓는 물에 소독한 바늘로 구멍을 내 퍼스 드레이니지를 시도해봅니다만, 퍼스는 없고 붓기 안의 피만 조금 스며 나옵니다. 그래도 붓기가 조금이나마 내리니 음식 먹기가 조금 용이해집니다. 작년 초 부터 잇몸이 안좋아지기 시작해 프랩수술을 모든 잇몸에 받았어도 나이가 나이인지라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서 불안불안했었는데 결국 한번은 이렇게 문제를 일으킵니다. 보름만 지나면 한국에 돌아가기에 조금 더 버텨 주길 바랬는데 ......
하필이면 오늘이 또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이 예약되어 있는 날이라 좀 상심이 됩니다.
12시까지 침대에서 푹 쉬고 집을 나섭니다.
집에서 십여분 거리라 가볍게 입고 산책을 하듯 식당으로 갑니다.
오늘 예약한 식당은 restaurant Kei 입니다.





미슐랭 쓰리스타의 환대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 다정해 집에라도 온 듯 한 느낌입니다.







잘 씹지 못 할 내 상태를 감안해 사라는 비교적 간단한 코스를 선택합니다만, 맛있는 음식에 빠져있는 난 내 잇몸상태도 잊은 채 정말 맛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웃음)
바빠서 헉헉되고 있는 쉐프를 억지로 불러 인사를 시킨 매니저 덕분에 조금 미안한 맘이 듭니다만, 미슐랭쓰리스타 쉐프가 아주 젊은 일본인이었음이 또 신선합니다.
오는 길은 루뷔통 전시장을 들렀다가 역시 디저트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 옵니다.















부은 잇몸때문에 좋아하는 욕조에 몸도 담그지 못한 채 가벼운 샤워만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사라가 신경을 많이 쓴 것 중에 하나가 목욕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몸을 담글 수 있는 욕조가 있는 룸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역시 좁은 걸 답답해하는 (역시 내가 문제입니다만) 날 위해 공간이 넓은 거실이 갖춰진 방을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그 동안 목욕을 즐기며 피로를 푸는 것이 하나의 낙이었는데, 부은 잇몸으로는 무리겠지요.
사라가 이런저런 일을 처리하는 동안 백수기질이 뼈속 깊이까지 새겨져 있는 난 침대위를 뒹굴며 사라를 방해합니다.
6시반이 지날 무렵 저녁식사를 위해 외출합니다. 아침은 간단하게, 점심은 예약해 둔 식당에서 프렌치 코스요리, 저녁은 위장을 편안하게 유지하기 위해 가벼운 면요리를 먹는 것이 파리에서 지내는 동안 거의 루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몇일전 갔던 카마키리 하카타 우동입니다.
약간 더워진 날씨에 맞춰 가볍게 입고 집을 나섭니다.




루브르를 지나 오페라거리를 거쳐 산책하고, 식사를 하고 다시 루브르에서 잠시 앉아 세상 곳곳에서 온,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 뒤 퐁네프를 지나 집으로 돌아 옵니다.





세느 강변에는 금요일을 맞아 많은 청춘들이 손에 와인 한 두병을 들고 주말을 즐깁니다.
왠지 예전에 왔을 때보다 세느강변의 인파가 몇배는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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